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교육위원회, 충북 청주흥덕)이 서울대학교로부터 제출받은 ‘8월 폭우에 따른 재난 상황 보고’를 살펴본 결과, 건물 침수에 따른 시설물 오염 및 파손, 장서 훼손, 연구장비 손상 등 각종 피해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 피해 액수는 302억 원에 달했다.

지난 8월 8일 서울 관악구에는 시간당 60mm 이상의 비가 쏟아지며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주변 지역에서 온갖 피해 사례가 속출했다. 서울대학교의 경우 도서관, 기숙사, 연구실, 강의실 등 상당수 건물이 물에 잠겼고 이로 인한 복구 작업이 10월 현재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피해유형은 침수에 따른 파손 및 누수로 각종 시설물과 장비가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관별 피해 액수로는 중앙도서관 193억 / 시설지원과 72억 / 인문대학 14억 / 사범대학 10억 원 등 10억 원 이상 피해받은 기관만 4개에 달했고, 총 26개 기관에서 수해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피해 유형이 단순 금액으로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중앙도서관의 경우 연구 관련 장서 10만 권이 침수로 인해 훼손됐는데, 그중 대체 불가능한 8만 권은 최근 한 달에 걸쳐 학생들이 물로 씻어 말리는 등 자원봉사를 통해 복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8만 권에 달하는 연구 자산이 일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연구장비 훼손에 따른 데이터 손실 피해도 발생했다. 총 14억 원 이상의 피해액이 발생한 인문대학의 경우, GPU 서버와 이를 운용하는 마스터 서버, 데이터 저장장치(Raid) 및 스탠딩 독립서버, 무정전전원장치(UPS)가 침수됐다. 이로 인해 언어처리용 데이터 및 학습 중이던 모델이 소실되었고, 소실 데이터 추정치는 약 100GB, 연구 관련 데이터까지 추산하면 TB(테라바이트)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문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침수된 실험용 컴퓨터 서버 총 6대 중 4대는 폐기 처리 대상으로 최종적으로 복구 불가능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백업용 데이터 공간이 침수되지 않아 일부는 복구가 가능하지만, 최근 2개월 이내 데이터는 완전 소실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인문대학은 복원된 GPU 몇 개를 붙여 임시 서버를 운영 중인데, 이전과 같은 9개 GPU가 다시 확보되고 이를 운용할 서버가 재구축되어야 언어모델 학습, 교육 및 연구 활용이 가능한 상태다. 대학 본부는 연구 장비 복구 등을 위해 긴급재난복구 지원금을 긴급 편성 및 집행한 상태이고, 현재 교육부와 교육시설안전원을 통해 복구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도종환의원은 “서울대에서 보관 중인 각종 연구자료와 데이터는 단순 학교 자산이 아닌 국가 자산”이라며 “다시는 자연재해로 인해 소중한 국가 자료가 소실되지 않도록 철저한 예방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학생들 수업과 연구 작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복구 작업에 서울대, 교육부, 교육시설안전원 모두 만전을 기해달라”고 밝혔다.

신승우 기자  mount70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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