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니뉴스/ 서울] 

대신증권 박형중 이코너미스트는 트림프의 취임사에서 보이는 미국의 보호무역에 따른 수출환경 변화에 대해서 보고서를 통해 23일 밝혔다.

보호무역으로 수출환경 악화 예상. 1/4분기 중 원/달러 환율 하락압력 클 전망

트럼프는 미 대통령 취임사에서 대통령 선거 캠페인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보 호무역 강화, 제조업 On-Shoring, 법인세율 인하, 인프라투자 확대와 같은 미국경 제 회복을 우선시하는 정책들을 강조하였다. 더불어 연준에 대한 통제 강화, 금융 및 에너지 등 주요 산업에 대한 규제완화 등도 언급했다. 이를 통해 트럼프는 그 가 의도하는 최종 목적이 “Buy American, Hire American”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가 주창해온 재정정책, 보호무역, 통화정책은 서로 상충되는 측면이 강해 앞으 로 어떻게 정책 실행력을 확보할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미국 경제회복을 우선 하겠다는 그의 정책기조 자체가 크게 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취 임 초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와의 협상 등 절차적 과정이 까다로운 재정 정책보다 는 대통령 재량이 상대적으로 큰 보호무역 정책에 역량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같이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수출부문의 회복이 지연되거나 약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환율 변동성도 높아질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국 원/달러 환율은 1/4분기 중 하락 압력이 커지리라 예상하며, 일시적으로는 큰 폭으로 Undershooting 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한국의 두 번째로 큰 수출대상국으로 한국 전체수출에서 대미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3.4%, 대 미 무역흑자 규모는 23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하는 중간재 교역까지 합한다면 직간접적인 대미수출 및 대미 흑자액은 이보다 더 클 것이다.

‘80~’90년대 일본은 미 통상압박 피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자동차 수출을 제한

미국은 앞으로 환율조작국 지정, FTA 재협상, 관세(국경세) 부과 등을 보호무역 강화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삼을 것이다. 이미 미국은 한국, 중국, 대만, 일본 등 을 ‘환율조작국’ 지정의 전 단계인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해 감시하고 있다.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된 국가들을 미국이 실제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는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미국이 신흥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시정(무역적자 축소)하기 위해 이들 나라들에게 통상압박을 강화할 것이라는 사실 그리고 한국이 그 주된 대상이라는 사실은 확실하다.

1980년대 초반에도 미국은 대미무역 흑자가 과도했던 일본에게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라는 압박을 한 적이 있다. 이 때 일본은 자동차 등 대미 주요 수출품에 대 해 자발적으로 수출쿼터를 설정해 대미 수출을 줄이며 미국의 요구를 수용*했다. 이번에도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한국은 대미 무역불균형을 줄이 기 위해서는 대미수출을 줄이거나 대미수입을 늘려야 한다. 특히, 대미 흑자규모 가 큰 한국의 자동차 산업(2016년 기준 176억 달러 흑자)에 대한 압박의 수위가 높아질 것을 대비해야 한다.

흔히 이를 자발적 수출규제(VER: Voluntary Export Restraint 혹은 Voluntary Export Restriction)라고 부른 다. 일본 자동차 업계는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규모를 연간 130만대로 제한하면서 자발적으로 줄이기 시작했다. 자발적 수출규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요구가 거세지자 최종적으로 일본 제조업체들은 생산 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기 시작했으며, 최종적으로 VER은 1994년 종료되었다.

김희연 기자  bodo@emone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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