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두레소리는 국립전통예술고 3학년 학생들이 대입이라는 큰 관문 앞에서 합창을 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그린 영화이다. 실제 합창단 창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전문 배우를 쓰지 않고, 국악고 학생들을 실제로 참여시켰으며, 음악선생님은 실제 합창단 창설과 관련된 음악선생님이 영화에 등장한다.

실제 고등학생들이 쓰는 일상의 언어가 영화에 나왔고, 그래서인지 정말로 소박하면서도 투박한 느낌을 주었다. 오히려 이러한 설정이 현실감을 풍부하게 해주어서 영화에 더욱 더 재미있게 집중할 수가 있었고, 고등학생들만의 풋풋함을 느낄 수 있었으며, 대학이라는 문 앞에 사회적 압박에 고민하는 모습에서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개인적으로 든 생각은 국악고 학생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고, 남들이 하지 않은 무언가를 하고 있고, 또 훌륭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미래에 대한 걱정이 적을 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 나이의 모든 학생들과 같이 고민하고 시련을 겪는 모습에서 국악을 하는 사람들도 어찌 보면 평범한 사람들이고, 평범한 사람인 나도 국악이라는 걸 배워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확장되었다. 정말이지 이 영화를 통해 멋있고 아름다운 국악을 한 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

내가 이 영화에 이토록 빠져든 이유는 뮤지컬 소모임에서 합창을 해 보았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의 목소리에 기울이며 자신의 파트를 불러나가면서 화합이 무엇인지 배웠고, 배려를 배워 나갔으며, 여러 사람이 모여 멋진 소리를 선사해준다는 목표 하에 단결이 되어 우애와 사랑을 느끼는 정말로 인생에서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 때의 추억이 있기에 이 영화에 특히 공감했고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와 보면, 영화 초기 부분에 음정 잡는 장면에 조금 집중했었다, 국악고 학생들이 논음을 쓰자 합창에는 논음을 쓰면 음정이 흔들림으로 합창 전체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있었다. 이 때 들었던 생각은 국악으로 합창이 가능할까라는 생각과

이 작품이 영화라는 점에서 어떤 멋진 국악의 멋을 살린 합창이 등장 할까 내심 계속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품었다. 그 기대감은 중간부분의 리허설 장면에서 부른 아리랑 곡에서 정말 속 시원하게 만족시켜주었고, 마지막 공연에서는 마음속의 무언가가 심히 폭발하는 느낌이었다. 마지막 공연의 이야기는 나중에 이야기하도록 하자.

영화를 종반부로 치달으면서 가슴에 부쩍 와 닿았던 것은 사제 간의 정이었다. 나도 저런 선생님을 학창시절 겪어보았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은 학생들의 합창대회 요구에 직장을 잃었고, 그런 선생님을 위해서 학생들은 해 줄 수 있는 게 없지만 누구보다도 걱정해주는 모습에서 가슴을 뜨겁게 하였다. 대학이라는 중요한 시점을 앞 둔 상황에서 합창에 열의를 품는 학생들을 보며 과연 대학보다도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고, 이 사회가 이 나라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바가 무엇인지에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재능 넘치고 정말로 뛰어난 학생들을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기준에 꾸겨 넣어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졌으며, 그런 굴레에서 벗어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하고 일종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재능을 펼치려고 하는 모습이 그렇기 하지 못했던 나에게는 부러움으로 다가왔고 정말로 뿌듯하게 다가왔다.

이 선생님이 합창을 통해 이 아이들에게 준 교훈이 무엇이고,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려는 지에 알기 위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것이다. 머릿속에 여러 가지 감명이 있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표현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조금 더 공부하면 미래에 대해 혼란을 걷고 있는 나에게 분명 유익한 가르침이 나타날 것 같다. 지금은 ‘하나 되는 꿈을 꾸지 않으면 우린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귓가에 어른거리고 있을 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영화의 대미는 마지막 합창 공연 장면일 것이다. 기대처럼 정말 웅장하였고,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가슴 깊은 곳을 감동으로 확 때려주었다. 특히 주인공의 슬기의 파트에서는 소름이 느꼈다. 국악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경쾌한 소리와 정말 속을 뚫어주는 소리가 나를 전율케 하였다.

가사 또한 국악고 학생들의 마음을 잘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우리의 노래가~ 우리의 장단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아픔을 달래고~, 잃었던 우리 꿈을 샘솟게 하네~’라는 가사처럼 ‘두레소리’ 합창단의 노래는 잠시나마 나의 아픔을 달랬고, 이 학생들이 미래에 국악인으로써 꿈을 펼쳐 우리의 소리로 많은 사람들과 세상의 아픔을 치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모든 국악인들이 아름다운 우리의 창법과 소리를 널리 알려주었으면 한다.

이수연 기자  bodo@emone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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