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교육·과학 문학
윤동주 '서시' 구조적분석과 고찰
김희연 기자 | 승인 2017.09.06 16:30

윤동주의 「서시」는 기본적으로 ‘낮음-높음’의 이항대립을 ‘현실-이상’, ‘순간성-계속성’ 등의 심층적인 대립항들을 통해 드러낸다. 먼저 하늘과 별은 화자가 닿을 수 없는 높은 곳에 있는 것들이다. 화자는 하늘과 별을 우러러보며 이상적 세계를 ‘노래’한다. 이것들은 지상의 ‘나’와 ‘잎새’가 ‘바람’으로 비유되는 현실의 고난에 쉽게 흔들리는 것과는 달리 영원하며 고결하다. 반면, ‘잎새’와 ‘나’는 영원하지 않다. 따라서 이들은 순간성을 지니며 자신의 불완전함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시적화자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 연에서의 ‘별’은 이전의 별과는 조금 다른 의미를 지닌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 만하다. 하늘의 ‘별’과 지상의 ‘바람’은 ‘높음-낮음’의 대립항으로서, 서로 다른 공간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만날 수가 없는 존재들이다. 더욱이 ‘바람’은 이전 연에서 ‘잎새’와 화자에게 괴로움을 주는 고난을 뜻한다.

그러나 화자는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라고 표현함으로써 대립항들을 한 공간에 배치한다. 대립하는 요소들이 그 거리를 좁힐수록 그 사이의 긴장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렇듯 화자는 현실의 고난에 흔들리는 이상의 모습을 통해 결코 순탄하지 않은 자신의 운명을 내비친다.

화자의 운명적 세계관은 이전 연에서는 ‘주어진 길’로 표현되었는데, ‘걸어가야겠다’, ‘사랑해야지’ 등의 의지적 서술어들은 마지막 연에서 최고조 되는 긴장감과 긴밀히 연결되며 화자의 결의를 더욱 강화한다. 요컨대 화자는 ‘이상-현실’의 매개항으로서 존재하며 대립항들의 충돌에서 오는 긴장감-또는 이로부터 오는 고통-을 수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서시(序詩)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김희연 기자  bodo@emoneynews.co.kr

<저작권자 © 이머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희연 기자 bodo@emoneynews.co.kr
충청-대전-강원도 지역-사회부를 담당하는 김희연 기자입니다.

김희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주)엔케이디미디어  |  사업자등록번호 : 106-88-00193  |  대표전화 : (02)543-2949  |  팩스 : (02)6455-2078
서울시 서초구 서초중앙로 8길 24 서초 카라얀타워빌딩 6층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 아 03922  |  창간일 : 2009. 7.24   |  기사 발행일 : 2009.7.24  |  등록일 : 2015.10.5
발행인 : 심지현  |  편집인 : 권병우  |  청소년 보호책임자 : 권병우(제호 : 이머니뉴스)
보도자료 : bodo@emoneynews.co.kr  |  제휴·업무관련 : nkdmedia@daum.net
Copyright © 2009 이머니뉴스 | (주)엔케이디미디어. All rights reserved. (이머니뉴스는 인터넷신문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