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전쟁 교향곡 "웰링턴 전투의 승리 (혹은 빗토리아 전쟁의 승리)" 는 일단 (장엄)서곡으로 분류를 해도 무방 한 곡이라고 생각한다. 대규모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위하여 작곡되었고 교향곡 형식에 뼈대를 두고 있으므로 복잡 다양한 구성과 함께 정련되고도 미려한 장엄함으로 구성되어 있어 마땅한 곡이리라.
다만, 이곡은 교향곡의 전형적인 형태인 각 악장별 구성이 없는 하나의 독립된 곡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따라서 연주시간이 그리 길지않지 않은 반면, 전쟁을 극명하게 묘사하고 승리에의 극적인 도취감과 휘날레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특징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또한 특징이다. 따라서 주제의식을 간략하게 나마 뚜렷하게 표현하는 서곡형식에 빌려, (장엄)서곡으로 분류를 해도 큰 이론은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물론 곡 연주후에 이 전쟁을 묘사하는 연극이나 오페라가 무대에 오른다면 더 두말할 나위가 없을 테고.
하여간 연주시간이 길지 않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듯하지만, 현대음악에 길들여진 우리들에게는 그 야말로 신의 축복이 아닐 수 없는 다행스런 일이라고 본다. 짦으니까 감상하기도 편하고 자주들을 수 있어 곡에 친숙해지기도 쉬울 것이라는 생각에 베토벤의 배려를 생각하니 감사하기까지 하다.
먼저 얘기한 대로 이곡은 하나로 통일된 구조의 묘사극이므로 악장 구별은 없는 반면, 1부, 2부로 나뉘어져 구성되어 있다. 내가 보기에는 임의적으로 나뉘어 있는 것은 아닌 듯하고, 곡을 듣다보면, 1부와 2부의 곡 진행과정이나 형식, 주제의식, 청취감 등이 서로 철저하게 다르게 구분짓게 되기때문이라고 보여지며 누구라도 이곡을 듣다보면 이렇게 구분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이곡은 형식을 구분짓는다는 의미는 없으며 단지 주제의식이 있고 없고의 차이 정도로 구분 하면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1부는 그야말로 전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 있는 점이 큰 특징이다. 실제 전투가 개시되고 서로 일촉측발의 심각한 전투가 기실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부는 한마디로 "승리에의 도취, 만끽, 영광등등 바로 승리한 자들이 구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위하여 만들어진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장엄한 연주를 빚어내고 있다.
베토벤은 이곡에서 1부를 작곡하면서 어떤 주제의식을 담을려고는 하지는 않은 듯하다. 아무생각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전쟁, 오직 그가 쓰고자하는 전쟁, 그가 알고있던 사실적인 전쟁, 전쟁 그 자체에만 신경을 쓴듯한 생각이 든다. 즉, 전쟁행태만을 단순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이 1부의 특징이랄 수 있다.
제1부를 들으면서 좀 더 고도의 이해가 들게 하려면 웰링턴장군이 이끄는 영국군과 프러시아등 몇몇 동맹국의 연합군대와 재기를 노리는 나폴레옹과의 역사적인 한판 전쟁과정과 내용을 다른 사료를 참조하여 보고 이 전쟁에 대한 다소간의 이해가 있는 상태라면 아주 절묘한 감상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꼭 역사적 사실에 근접해 보기를 당부드리고 싶다.
이 베토벤의 "전쟁 교향곡" 1부를 들으면 몇가지 의문점이 들게 될 것이다.
우선은 전쟁묘사가 극 사실적이기 때문에 듣는 이로 하여금 느끼게 하는 의문점이다. 즉, 1부의 전반적인 흐름은 등장하는 군대간의 전투를 실제처럼 묘사하고 있는데, 연주하는 악단의 악기로 대포소리와 19세기 근대무기인 화약총(?)의 소리를 실제음처럼 적절하게 의성해내고 있다.
상당히 긴장감이 감도는 양 군대간의 전투는 곡의 진행속에 충분히 녹아져 있는데, 현악기들의 배경음을 바탕으로 실제전투가 벌어지듯 묘사되기 때문에, 나는 각종 기악들의 음색으로 이렇게 총소리, 대포소리를 낼 수 있을 까하는 의문이 든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만큼 사실적이다.
실제로 다루는 악기가 없고 다른 음악들에서는 일체의 이런 음을 내는 곡들이 전무하므로, 그리고 악기를 다루는 전문음악인들이 주변에 없어, 아직까지도 늘 한켠의 의문점으로 남아 있다. 여러분이 이곡을 듣는다면, 아마도 관현악단의 연주속에 19세기의 전투장을 재현하고 녹음된 효과음으로 더빙하여 녹음하지 않았을까하는 의문이 들 것으로 생각된다.
(베토벤의 전쟁교향곡은 각종악기로 총과 대포소리를 내지만, 차이코프스키의 전쟁서곡 연주에는 실제 대포소리가 등장하는 것이 관례이다)
물론 악단의 연주로만 재현되고 묘사된 것임이 분명하다. 잘 대비되는 경우인데, 잘 알다시피 "1812년 서곡"에서도 대포소리가 등장한다. 이 곡에서의 대포소리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연주시에 실제 대포를 발사하게 된다. 참 재미있는 구성이라는 생각이다. 제작되는 음반에서도 휘날레 부분에 실제 대포소리를 넣어 음반을 제작하는 것이 관례이다.
따라서 여러분들이 차이코프스키의 "1812년 서곡"을 듣는 다면, 어떤 음반을 듣던지간에 이 곡의 휘날레부분에서 장식하는 대포소리는 실제 대포소리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대규모 관현악단의 연주일 경우에는 음악당의 야외에 진짜대포를 설치하고 대포소리가 등장하는 부분에서 대포를 발사하여 음악의 생동감을 더해주어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전해주게 된다.
원곡이 러시아 국민음악가의 곡이므로 러시아에서 이곡이 연주될 경우에는 특별히 이변이 없는 한, 거의 실제대포를 쏘며 연주가 진행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실제대포란 사진에서 보듯, 19세기 후반까지 유럽에서 사용하던 대포를 말하는 것인데, 현대의 연주에서는 상징적으로 옛날의 대포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내가 그동안 봐온 것으로는 현대식 대포를 발사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본 것으로 기억한다.
이 곡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차후에 이어질 챠이코프스키의 전쟁서곡에서 다루기로 하고 이제 부터는 베토벤의 전쟁교향곡1부와 2부 곡의 진행과정에 좀 더 깊이 들어가보자.
신승우 기자 bodo@emone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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