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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WCA 규탄 성명서, "안태근 전 검사장에 무죄취지 파기환송한 대법원 판결 강력 규탄한다"
심지현 기자 | 승인 2020.01.11 13:32

지난 9일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기소된 안태근 전 검사장에 징역 2년을 선고한 1심과 2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돌려 보냈다. “공소사실 부분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이유였다.  

2010년 안태근 전 검사장(사건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은 한 장례식장에서 옆에 앉은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했고, 서 검사가 이를 문제 삼으려 하자 2014년 정기사무감사, 2015년 정기인사에서 직권을 남용해 불이익을 줬다. 이는 2018년 서지현 검사의 용기 낸 증언 ‘미투’(#MeToo)를 통해 세상에 드러났다. 사회 정의와 공정함을 구현할 검찰이 성추행 사건을 은폐하고, 직위를 이용해 피해자를 억압하고, 고용상의 불이익을 행했다는 사실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서지현 검사로 시작된 미투운동은 들불처럼 번져 우리 사회 만연한 가부장제 문화와 서열적 위계문화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졌다.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태근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해 1심과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020년 1월 9일, 대법원은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리며 본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법리적 판단을 이유로 가해자에게 또다시 면죄부를 준 것이다.

조직 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은 고질적인 2차 가해이자 피해 사실을 은폐시키는 도구이다. 조직의 견고한 위계와 결속 아래 가해자는 비호되고, 피해자가 2차 가해에 시달리다가 견디지 못해 조직을 떠나야만 했던 상황들은 우리 사회 ‘메뉴얼’처럼 존재한다. 그러나 어느 곳보다 정의로운 판결에 앞장서야할 대법원은 사회의 요구에 역행하는 판결을 내렸다. 우리는 뿌리깊은 성차별적 사고를 바꾸지 못하고,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대법원의 판결에 분노하며, 가해자의 명백한 위력에 의한 직권남용이 존재했음을 재판부가 분명히 인정할 것을 요구한다.

한국YWCA는 52개 지부(회원YWCA)와 함께 2018년 정기총회를 통해 검찰내 성추행 사건에 대해 진정한 용기를 내어준 서지현 검사의 ‘미투’를 적극 지지하고, 성폭력 근절을 위한 활동에 전국 YWCA가 발벗고 나설 것을 결의했다. 대법원의 판결은 한국사회에서 성범죄 가해자가 처벌 받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다시금 보여줬다. 한국YWCA는 파기환송심에서 하루 빨리 사법정의가 실현되기를 바라며, 여성에 대한 차별과 성폭력이 없는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심지현 기자  bodo@emone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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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현 기자 bodo@emoneynews.co.kr
교육-과학, 사회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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