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거의 다 나았어요. 저도 공을 던져야지요"

아직 본격적인 훈련을 재개하지는 않았으나 얼굴에는 웃음이 활짝 피어올랐다. 히어로즈에서 두산베어스로 적을 옮긴 좌완 이현승(27)이 한결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13승 10패 평균 자책점 4.18을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성적을 올린 이현승은 현금 10억원+좌완 금민철(24)에 두산으로 적을 옮겼다. 단순한 현금을 넘어 전도유망한 좌완이 반대 급부로 넘어간 트레이드인 만큼 두산의 실제 투자액은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오른쪽 허벅지에 가벼운 부상을 입었던 이현승은 지난 2일부터 투수조와 캐치볼을 하며 조금씩 페이스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조급해하기보다 시간 여유를 두고 완전 회복을 기다린다"라는 김경문 감독의 지시 때문에 100% 정상 훈련을 소화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표정만큼은 밝았다. 다시 공을 잡을 수 있기 때문.

"괜찮아요. 지금은 그렇게 아프지도 않고. 조만간 저도 불펜 피칭도 하고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을 거에요. 완전 회복이 눈앞입니다".

이적 초기 생각보다 많은 훈련량에 얼떨떨해 하기도 했던 이현승이지만 지금은 두산 선수로 거의 적응을 끝마쳤다. 히어로즈 시절부터 장원삼(삼성)과 함께 만나며 친분을 쌓은 룸메이트 고창성도 있고 동료들과 많이 친해졌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 때마침 외국인 투수 켈빈 히메네스와 1년 선배 박정배가 그에게 장난을 걸기도 했다.

"부담은 없어요. 오히려 이 이적이 제게 커다란 기회니까. 팀에서 절 얻기 위해 투자한 금액이 큰 만큼 실력으로 보여주는 게 우선입니다. 지난해 후반기 활약이 부진했다는 게 아쉬웠는데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기분 좋게 2010시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현승도 야구 욕심이 많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해 팀 선배 송신영의 조언을 바탕으로 컷 패스트볼을 장착하며 한 단계 성숙해진 투구를 보여준 그는 2008시즌에도 싱커의 달인인 다카쓰 신고의 싱커를 익히기 위해 노력했던 투수 중 한 명이다. 새로운 구질을 개발하는지가 궁금해 그에게 넌지시 질문을 던지자 이렇게 답변이 돌아왔다.

"새 구종 장착에 관련한 이야기는 쉽게 말씀드리기는 힘들어요. 왜냐하면 투수라는 직업은 굉장히 예민하거든요. 공 자체가 일단 예민한 물건이고 선수 개개인의 손이나 공을 잡아채는 감과 요령이 다 다르기 때문에 단시간 내에 새 변화구를 구사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기를 더 확실하게 활용하겠다는 뜻.

그에게 2010년은 더욱 중요하다. 팀에서는 그를 '우승 청부사'로 점찍고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영입했으며 시즌 후 병역 특례가 걸려있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때문에 선수 본인에게도 커다란 '기회의 장'이다. 긍정적으로 부담을 뛰어넘어 활약상을 내뿜겠다는 이현승의 왼쪽 어깨가 더욱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다.

연예부  bodo@emone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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