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휴먼 ‘한유아(YuA)> 사진제공=자이언트스텝

최근 한국에서는 다양한 버추얼 휴먼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아티스트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 4월 12일 신곡 <I Like That> 음원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한유아(활동명 YuA)”가 대표적인데, 한유아는 크리에이티브 테크 기업 자이언트스텝이 한국의 게임회사인 스마일게이트와 함께 개발한 버추얼 휴먼이다. 이번에 음원과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에는 버추얼 휴먼 YuA가 지구에서 경험하는 자신의 즐거운 감정을 노래하며, 댄서들과 함께 춤을 추는 즐거운 모습이 담겨 있다. 뮤직비디오 속 YuA는 계속해서 “I’m not fake”라고 노래 하지만, 실제로 그녀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비주얼이다. 하지만, 그녀의 비주얼은 지나치게 사실적이고, 누군가 미리 말해주지 않는다면 가상의 CG 비주얼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 없다.

이처럼, 최근 한국에서는 한유아 외에도 사이더스 엑스의 로지 LG의 레아 등 다양한 버추얼 캐릭터들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활동을 넘어서 광고, 음악, 드라마 등을 통해서 대중과 만나기 위한 접점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러한 K-POP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버추얼 휴먼의 다양한 활동 동향과 이들의 활동이 가진 의미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왜 지금, 버추얼 휴먼인가? 

이렇게 활발한 한국 내 버추얼 휴먼 활동의 시작에는 2020년 데뷔한 SM 엔터테인먼트의 aespa가 있다. aespa는 오프라인 무대에는 4명이 출연하지만, 음악 방송과 온라인으로 구현된 콘텐츠 속에서는 아바타 ‘æ’가 등장한 8인조 그룹이 되는 특이한 컨셉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아티스트 멤버와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아바타 멤버를 연결하는 신비한 존재 ‘Naevis’까지 포함한 매력적인 세계관으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있다.

이렇듯 한국에서 다양한 버추얼 휴먼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실사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해진 리얼타임 엔진과 3D 데이터 합성 기술의 발전에 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3D 영상물 속 인물의 표현에서 불쾌한 골짜기를 느끼는 일이 잦았다면, 지금은 보다 발전된 기술로 더욱 더 자연스러운 버추얼 휴먼들을 만날 수가 있다.

실제로 SM엔터테인먼트와 aespa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자이언트스텝은 ‘하이브리드 리얼타임 렌더링 솔루션’과 ‘AI 기반 표정 최적화’ 기술 등 자체 개발한 버추얼 휴먼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더욱 더 수준 높고 자연스러운 버추얼 휴먼을 리얼 타임으로 구현해내고 있다.

거기에 더해 버추얼 휴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도 기나긴 팬데믹과 함께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얼마나 사람같이 표현되고 움직이는지. 즉 ‘버추얼 휴먼이 진짜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 버추얼 휴먼을 바라보는 주된 관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과 다른 버추얼 휴먼만의 세계관이 생겨나고 흡입력 있는 스토리가 담긴 비주얼 이미지와 영상, 리얼타임 콘텐츠를 통해서 현실에 접목된 ‘특별한 재미’를 즐기고 있다. 메타버스 및 제페토 등의 아바타 경험을 통해 자상의 존재와 자아에 대한 학습이 지금의 버추얼 휴먼이 활동하기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버추얼 휴먼의 새로운 가능성은? 

현재는 사람에 가까운 버추얼 휴먼이 엔터테이너로서 대중 앞에 선보이는 활동이 대부분이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버추얼 휴먼의 미래를 조금 더 다양하게 보고 있다.

리얼 타임 엔진을 통해 실시간 대응이 가능해지는 기술의 발전과 TTS(Test To Speech) 기술이 적용된 양방향성 버추얼 휴먼 제작 기술이 고도화된다면 이제는 시연자(원본 소스, 대역) 없이도 실시간으로 움직이고 대화하는 자동화된 버추얼 휴먼을 선보일 수 있게 될 것이다. 실제 앞서 언급한 버추얼 휴먼 한유아를 선보인 자이언트스텝의 경우, 한유아 이전에 일찍이 리얼타임 엔진으로 실시간 인터랙션이 가능한 버추얼 휴먼인 ‘빈센트’를 선 보인 적이 있으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이를 더욱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IBM, 네이버와 같은 AI업체들과의 R&D를 통해 TTS와 연동이 되는 버추얼 휴먼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버추얼 휴먼 제작 기술이 리얼타임 엔진을 통해 더욱 고도화 된다면, 지금의 가상 셀럽, 모델, 쇼호스트, 배우, 아이돌, 스트리머를 넘어서 사용자의 질문에 즉시 답하는 가상의 비서, 메신저, 챗봇의 얼굴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버추얼 휴먼이 브랜드의 새로운 아이콘이 되거나 키오스크 속으로 들어가 주문을 받고 처리하는 고객 응대 활동까지도 커버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버추얼 휴먼이 만들어갈 콘텐츠의 미래는?

이제 막 대중들에게 선보이기 시작한 버추얼 휴먼은, 이제 3D 데이터 합성을 넘어서 사람과 실시간으로 인터랙션이 가능한 형태로 변화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발전은 다가올 메타버스 세상에서 버추얼 휴먼이 더욱더 다양하게 활동을 할 것을 기대하게 한다. ‘시공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버추얼 휴먼의 강점을 활용한다면, 버추얼 휴먼은 메타버스 세상의 가이드이자 친구가 될 수 있고, 버추얼 휴먼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여 팬들을 초대하거나 버추얼 휴먼의 어떠한 요소를 미디어 아트화 하는 콘텐츠도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다.

아직은 신선하고 독특한 K-POP의 한 흐름으로만 보여질 수 있지만, 이처럼 다양한 버추얼 휴먼 아티스트들이 가져올 미래는, 기술 발전과 함께 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이언트스텝을 비롯한 한국의 버추얼 휴먼 관련 기업들도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버추얼 휴먼의 가능성을 단지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에 한정시키려는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김근식 기자  nice37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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